남한산성 - 김훈

  남한산성 / 김훈 / 학고재 출판

1636년 병자년 겨울. 청의 대군은 압록강을 건너 서울로 진격해 오고, 조선 조정은 길이 끊겨 남한산성으로 들 수밖에 없었다. 소설은 1636년 12월 14일부터 1637년 1월 30일까지 47일 동안 고립무원의 성에서 벌어진 말과 말의 싸움, 삶과 죽음의 등치에 관한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낱낱의 기록을 담았다. 

김훈 소설이 유명하다 하여 서점을 둘러보다가 분홍색의 표지에 냉이 그림이 있는 남한산성이 눈에 들어왔다.책의 내용은 병자호란때의 참혹함을 묘사하였는데 표지는 화사한 분홍색으로 되어있는지 읽는동안 의구심이 읽었다. 비록 그때는 처참했지만 아직도 화사한 희망이 있다는 표현일까???? 

책을 읽으면서 주화파와 주전파의 대립과 조정의 무능함이 나를 뼈저리게 부끄럽게 한다. 힘이 없어 나라도 빼앗기고 농락 당하는 마당에 무슨 예가 중요하며 명분을 그리 따진단 말인가?

성안의 죄없이 고통당하는 백성들은 굶고 병들어 죽어가지만 그들은 왜 자신들이 그렇게 되어지는지도 모르며 가만히 앉아 당할수 밖에 없었던 무기력한 임금(인조)은 아무것도 할수 없고 청나라의 황제 앞에서 삼전도의 치욕을 당하는 모습이 남한산성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지금은 역적으로 기록되어지는 최명길의 모습도 끝까지 남아 싸우자는 김상헌의 모습도 김훈은 누구의 편을 들어 묘사하지 않고 그때 상황에서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고도 아니면 맞았다고도 비판하지 않는다.
오직 누구의 잘못인지도 알수 없으면서도 고통받고 그속에서도 삶의 희망을 잃지 않는 백성들의 편에서 분홍색 표지로 대변되는 그의 생각을 읽을수 있을것 같다..